얼마 전 종영한 화제작, ‘해를 품은 달’의 열혈팬이었다면 애절한 목소리의 린이 부르는 ‘시간을 거슬러’라는 노래를 모를 사람은 없을 것이다. 드라마 ost로서 뿐만 아니라 노래 자체로도 많은 유명세를 타 음원사이트에서도 높은 순위를 차지했던 곡이다. 오늘은 이 노래의 작곡가로, 가수면 가수, 음악pd면 음악pd, 작곡가면 작곡가, 만능엔터테이너 김박사를 만나 음악pd라는 직업에 대해 자세히 이야기해볼 것이다.

음악을 만드는 데에 있어서 총괄적인 것을 책임지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영화로 치면 감독과 같은 역할이라고 이해하면 쉬울 것. 가수가 노래 부르는 것부터 시작해서 음향적인 부분, 편곡 등 내 손을 거치지 않는 부분이 없다.

음향적 지식뿐만 아니라 노래 자체도 많이 알아야 하고, 작사, 작곡, 편곡에 대한 해박한 지식도 필요하다. 하지만 무엇보다 제일 중요한 것은 음악을 사랑하는 마음. 내가 생각해도 재능이 요구되는 분야라 호락호락하진 않지만, 일단 음악을 사랑하고 그것에 대한 열정에서부터 모든 게 시작하는 것 같다.

어렸을 때부터 음악을 좋아해서 노래를 만들곤 했다. 사실 중학교 때 까지는 컴퓨터 그래픽 애니메이션에 더 관심 있었다. 공모전에 나가게 되었는데, 출품할 작품의 배경음악까지 욕심이 나기 시작했다. 그 때부터 음악을 공부하면서 음악에 대한 관심이 커져갔다. 그 이후에 악기도 배워보고, 밴드도 하고, 결국 노래를 부르게 되었다. 19살 때 처음 디지털 싱글을 냈고, 유재하가요제에 입상한 것을 계기로 앨범을 만들었다. 무대에도 서 보고, 무대를 통해 음악 하는 사람들과 친해지면서 가수도 제작해보고, 그렇게 서서히 음악을 하면서 지금 이 자리에 오게 되었다.

솔직히 앨범이 나오면 제일 뿌듯하다. 또, 첫 공중파 방송 데뷔했던 때는 정말 영원히 잊을 수 없을 거 같다. 제작한 가수가 방송에 나왔을 때, ‘시간을 거슬러’라는 노래가 잘 됐을 때, 대중들이 내 음악을 좋아해줄 때 등등 제 노력의 결과물이 나왔을 때 제가 해온 모든 노력의 과정들이 다 보람찼다. 그런 매 순간순간이 모인 하나의 과정들이 저에겐 뿌듯하고 보람차고 한편으로 놀랍기까지 하다.

창작의 고통이라는 말이 있듯이, 창작은 정말 힘든 일이다. 나도 사람인지라 아무리 생각을 해도 영감이 떠오르지 않을 때가 있는데, 그때마다 불안하고 초조하다. 마감일이 다가오면 보통 밤샘작업을 하게 되는데, 그럴 때는 하루 종일 곡 생각만 하다 보니 졸다가 꿈에서도 작업하고 있는 나를 발견한다. 또, 좋은 곡을 써도 다음에는 더 좋은 곡을 쓸 수 있을까하는 불안감에 사로잡히기도 쉽고 내가 앞으로 얼마나 더 좋은 곡을 쓸 수 있을까하는 생각도 든다. 하지만 어려움이 있더라도, 음악에 대한 나의 열정과 의지가 그런 것들을 다 짊어지고 가는 원동력이라고 본다. 슬럼프도 오고, 힘든 순간도 많지만 그때마다 ‘아, 내가 이만큼 음악을 사랑하고 원하는구나.’ 하는 제 안에서 꿈틀거리는 열정을 느낀다.

여러 가수들과의 작업은 계속 진행할 것 같다. 내가 프로듀싱하는 가수들도 준비 중이고, 올해 늦여름쯤에 가수활동도 계획하고 있다. 아마 평생 음악을 할 것 같다. 지금은 오로지 작품만 생각 중이고, 더 좋은 노래를 만들어야겠다는 것이 목표이다. 또 하나 바람이 있다면 내가 기획하고, 제작하는 가수들이 잘됐으면 하는 정도라 할 수 있겠다. 가수로서 활동 하면서 좋은 곡을 많이 발표하기 위해서 노래나 작품에 대한 생각은 끊임없이 할 것이다.. 음악이 내 삶의 전부고, 그 자체가 내 인생이다.

학생들에게 음악을 가르쳐본 적이 있는데, 부모님들은 항상 우리 아이가 이상한 길로 가고 있는 건 아닌지 걱정한다. 하지만 단호하게 말하고 싶다. 부딪혀라. 나는 음악만 보고 달려왔기 때문에 다른 사람보다 더 빨리 성공했다고 생각한다. 뜻하지 않은 길로 가다보면 나아가지 못하고 반드시 다시 원점으로 돌아올 것이기 대문에 자신의 열정을 향해 겁 없이 달려가는 것이 제일 빠르고 쉬운 길이라 생각한다. 아무리 음악이 어렵고, 주위에서 힘들게 하더라도, 혹여 희망이 안 보일지라도 하고 싶은 것에 매진하는 것이 중요하다. 음악이 재미있고 내가 음악을 너무 사랑한다는 사실에만 집중하는 것. 내가 잘못하고 있지 않나 너무 불안하게 생각하지만 말고, 자신감을 갖고 실패에 당당히 맞서는 것이다.

또한 청소년들이 삶을 길게 봤으면 좋겠다. 당장의 기말고사가, 수능이 인생의 목표가 되어서는 안 된다. 이런 식으로 쫓기듯이 살다보면 남는 것이 별로 없다. 모든 걸 조급하게, 빨리 이루려고 생각하지 않아도 된다. 사실 나의 경우에는 20대에 가수와 작곡가가 되어 제 꿈을 이뤘는데, 다른 사람에 비해 정말 빠른 편이긴 하다. 인생은 정말 긴데, 모든 걸 2,30대에 다 이뤄놓을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눈앞의 것에만 쫓기지 말고, 목표를 길게 보도록!

그리고 살아오면서 뼈저리게 느끼는 점은 성공하는 것과 학벌이랑은 관련이 없는 거 같다. 이런 것들은 청소년들 본인이 와 닿아야 하는 부분이 많긴 하지만, ‘노력하는 사람 못 따라간다.’ 는 말이 괜히 나오는 것이 아니다. 남들 따라 이것저것 하다가 처음으로 되돌아와 다시 시작하는 악순환을 반복하지 말고, 지금 당장 자신이 하고 싶고 너무 사랑하는 그 일을 하라. 좋아하는 일 한다는 것. 생각만 해도 행복하지 않은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