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중에 그대를 만나 | 「불광」과 월주 스님, 은사스님의 삶을 기리며, NGO와 월주 스님







지구촌공생회 3년 차였던 지난 2016년, 뜨거웠던 어느 여름날로 기억한다. 미얀마 지부로 1년 동안 파견근무를 가게 됐다. 국제개발협력사업의 새로운 모델을 제시했던 월주 스님은 봄이면 해외지부 시찰을 다녔다. 2017년 봄, 여든이 넘은 연세에도 불구하고 미얀마에 방문했다. 혹여 피곤할까, 여유롭게 4박 5일 시찰 일정을 잡았다. 스님 생각은 달랐다. 

“물탱크를 건립한 마을 모두 직접 방문하고 제막식, 학교 시찰도 해야 하는데 일정이 너무 여유롭다.”

스님에게 들었던 첫 꾸지람이었다. 하루에 5~6개의 마을, 학교 시찰이 진행됐다. 스님은 30도를 웃도는 뜨거운 날씨에도 한결같은 인자함으로 마을 주민, 학생들과 웃으며 인사를 나눴다. 학생들과 함께 고민하고, 이야기를 듣는 그 시간이 항상 기다려지고 즐겁다며 오히려 생기 넘치는 스님을 보면서 힘들어 투덜거렸던 자신을 반성하고, 되돌아보게 됐다.

“한국에서 보내주는 후원자들의 마음을 잊으면 안 돼. 우리가 원하는 곳이 아닌 주민들에게 꼭 필요한 곳에 지어야 해.” “급수공덕을 실천할 수 있는 게 큰 복을 짓는 일이다. 파견된 활동가들은 나보다도 대단한 일을 하는 거야.”

스님은 늘 이렇게 말씀하면서 물탱크가 정말 주민들이 필요한 장소에 지어졌는지, 사후관리는 잘되는지 항상 꼼꼼하게 점검했다. 파견된 활동가들에게도 격려를 아끼지 않았다. 우리의 이야기를 듣고자 눈과 귀를 항상 열어두는 스님이기도 했다. 다음 장소로 이동하는 차에서 대화를 나눈 적이 있는데, 스님은 친근한 할아버지처럼 활동가들의 이름과 나이 그리고 가족관계를 모두 알고 있었다. 개인적인 고민이나 걱정거리 등 많은 이야기를 편하게 나눴던 시간이었다. 

“자네 미얀마에서 1년 더 지낼 생각 없는가?”

미얀마 지부로 1년을 기약하고 떠났던 파견근무, 한국으로 돌아갈 때 보니 2년이 훌쩍 지나 있었다. 지구촌공생회 그리고 미얀마에서 열심히 일할 힘을 줬던 월주 스님이 벌써 그립다. 그리움은 스님 생전에 배운 가르침인 보살행으로 채울 생각이다. 

출처 : 불광미디어(http://www.bulkw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