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리 정은영

 

1924년 프랑스 샤모니에서 처음 동계올림픽이 열린 지 90년. 지구촌 겨울스포츠의 거대한 이벤트, 동계올림픽은 개최지에 수많은 논란과 깊은 상처를 남기며 이어졌다. 순백의 눈과 얼음으로 가려진 동계올림픽의 어두운 역사를 정리했다.

 

 

1968년 프랑스 그르노블 동계올림픽
스키 활강로를 짓기 위해 알프스 기슭 암석 30만 세제곱미터를 폭파했고 군인 1만 명이 동원되었다. 햇빛에 녹을 수 있는 봅슬레이 활주로 곡선 구간은 암모니아와 질소로 결빙시켰다. 올림픽 뒤새로 지은 90미터의 거대한 스키점프대는 가끔 이용되다가 1990년부터 이용금지 된 뒤 황폐해졌다. “올림픽의 모든 시설은 자연의 희생으로 만들어졌다. 지금은 모두 부셔져 폐허가 되었다. 사업가들이 이렇게 만들어 놓고 도망가 버렸다. 지역의 모든 것을 바꿔놓았다.”라고 1992년 전 프랑스 외교보좌관 장 자끄 하디는 말했다.

 

 

1994년 노르웨이 릴레함메르 동계올림픽
‘환경올림픽’ 개념을 시작했고, 가장 성공한 동계올림픽으로 알려졌다. 정부와 올림픽 조직과 지자체, 환경단체들이 협력해 모든 분야에서 환경파괴를 최소화하고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낭비를 최소화했다. 5개 지역 분산 개최, 기존 건물을 쓰거나 다목적용으로 지었고 올림피아홀은 철새도래지를 피해 지었다. ‘얼음시상대’ 같이 친환경 비품을 썼고, 재생종이로 인쇄했다. 쓰레기는 재활용원칙을 세웠다. 개최 전부터 시설관리공단과 관련 위원회를 운영하고 28년 동안 생길 적자비용을 지원하는 펀드도 준비했다. 그 결과 개최한 해 4천 억 넘는 흑자를 냈다.

 

올림픽 뒤 ‘올림픽특수’로 인한 지역경제 발전은 기대치에 55~85퍼센트로 머물렀다. 호텔 40퍼센트가 파산했고 과도한 사회간접자본비용 지출은 비용증가로 이어졌다. 많은 시설이 적자를 냈고 1만 관람석 아이스하키장은 1999년 이래 비어있다. 부채는 150만에서 2013년 750만 크로네로 늘어났다. 올림픽 뒤 유지보수비 예산 약 12백만 유로는 2014년 소진되어 정부와 지자체는 20년 넘게 해마다 1백만 유로를 부담해야 한다.

 

 

1998년 일본 나가노올림픽
인구 30만 작은 도시에서 ‘자연과 공생’을 내걸고 개최됐다. 하쿠바 국립공원 고산지역에 활강 경기장 활주로 출발시설 연장 건설로 논란이 컸다. 공방 끝에
훼손 면적을 줄이기로 합의했지만, 넓은 활주로를 짓기 위해 산악지대에 고속도로를 내었다. 고속철도 신간센을 건설했지만 국제올림픽위원회 방침에 따라 조직위원회와 참가선수들은 자동차와 버스로 이동했다. 봅슬레이 경기장을 위해 5천 그루 나무가 베어졌고 세계에서 가장 크고 비싼 빙상경기장 가운데 하나가 세워졌다.

 

올림픽 뒤 110억 달러가 넘는 적자, 1400만 달러 부채를 남겼고 지금까지도 재정난을 겪고 있다. 기대했던 올림픽 붐은 금방 꺼졌다. 시설들은 비었으며 큰 경기는 더 이상 열리지 않는다. 사회간접시설 건설비용과 시설 운영비는 악영향을 미쳐 나가노는 2023년까지 25년 동안 부채를 짊어져야 한다. 건설업자와 호텔소유주만 이득을 챙겼을 뿐. 교통시설은 이들 소유 휴양시설과 연결되었다. 나가노 주변 많은 호텔, 스키, 골프장을 가진 세이부 그룹 대표는 일본 올림픽위원장이자, 스키연맹과 아이스하키 회장, 올림픽위원회 부회장을 맡고 있다.

 

 

2010 캐나다 밴쿠버 동계올림픽
지속가능성을 내걸었으나 재정과 생태, 사회적인 재난을 남겼다. 밴쿠버와 휘슬러를 잇는 4차선 고속도로가 원시림을 파괴하고 건설되었다. 무려 10만 그루 나무를 벌목하며 흑곰의 서식지가 사라져 최소 곰 11마리가 죽거나 쫓겨났다. 건설 콘크리트로 계곡의 연어 수백만 마리가 떼죽음을 당했다.

 

올림픽 뒤 개최비는 7~8배, 부채도 추정치 600백만에서 925백만 캐나다달러로 불어났다. 적자는 100억 달러 이상. 이로 인해 문화 지출 지원금을 90퍼센트나 삭감해야만 한다. 활강 스키 경기가 열렸던 휘슬러는 공매처분 위기에 처했다. 노숙자를 쫓아내고 서민용 주택 대신 호화주택을 지은 밴쿠버 올림픽마을의 건설기업은 재정 어려움에 빠져, 밴쿠버시가 높은 채무를 떠안아야 했다.

 

동계올림픽 유치를 거부하는 나라들
. 스웨덴 스톡홀름 – 재정이유로 의회가 반대해 유치 의사를 철회했다. 2013.1
. 스위스 생 모리츠와 다보스 – 올림픽 경기시설 건설로 인한 환경파괴, 예산 초과로 인한 경제성 우려로 그라우뷘덴주 주민은 동계올림픽 유치를 위한 재정지원안을 거부했다. 유치 여부 주민투표는 부결되었다. 개최 슬로건은 ‘작은 것이 아름답다’2 013.3
. 독일 뮌헨 가르미슈-파르텐키르헨 – 환경파괴를 비롯해 18가지 이유를 들어 주민투표를 통해 동계올림픽 개최 반대를 결정했다. (2013. 11)
. 폴란드 크라쿠프 – 주민투표로 유치 반대 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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