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의 고독과 절망을 나눠 질 때

박홍이 󰠛 연세대학교 물리학과 명예교수

박홍이 교수는 1986년 연세대학교 물리학과 교수로 부임하고 2010년에 정년퇴임을 했다. 재직하는 동안 국제 과학학술지(SCI)에 반도체 실험과 관련한 논문 270여 편을 발표했고, 후학을 양성하는데 힘써왔다. 그런 그가 연세대에서는 ‘봉사왕’으로 통한다. 1993년부터 ‘연세자원봉사단’을 만들고 초대단장으로서 나눔을 꾸준히 실천해왔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검도 5단에 공수도 4단의 유단자이자 수채화나 만화를 즐겨 그리고 영문에세이를 쓰는 등 그가 두루 갖춘 지덕체는 그에게 생기 넘치는 나눔의 자산이다. ‘나누지 않고는 도저히 못 살겠다’는 그의 유쾌한 열정이 더불어 사는 이웃의 희망으로 퍼지고 있다.

우리는 보통 만사형통할 때는 희망을 찾지 않는다. 밑바닥까지 곤두박질쳤을 때, 고통의 수렁에 빠졌을 때 비로소 희망이 어디 있느냐고 묻는다. 그때 포기할 기력조차 남지 않았다는 사람에게 손을 내미는 건 희망 쪽이다. 박홍이 교수(70세)의 삶도 그랬다. 도대체 희망이 그를 가만두지 않았다. 끈질기게 붙어서 끝까지 온몸으로 살게 했다. 그렇게 기록된 삶의 여정은 그에게 기쁨이고 축복이었다. 몇 해 전 췌장암 소견이 보인다는 진단을 받았을 때도 가장 먼저 하루에 한 편씩 영문에세이를 쓰기 시작했다. 총 146편을 완성했고 그 가운데 몇 편을 모아「죽기 전에 해야 할 77가지」로 발간하였다. 그는 “사람이 희망이고, 희망은 나눔을 통해 실재한다.”는 진리를 그렇게 전하고 싶었다. 퇴임 후, 저소득층 어린이를 위한 무료음악학교를 열고자 ‘희망의 모범으로 살겠다는 사람’부터 모았다는 그와 함께 나눔과 희망의 상관관계를 풀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