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고 마시고 여행하라
지난 4월 스페인 산세바스티안의 바스크 요리 센터(Basque Culinary Center)에 전 세계 음식 여행 산업계 리더가 모였다. 여행의 미래는 어떻게 될 것인가를 논의하는 콘퍼런스. 스페인 미식의 중심지에서 그들이 내린 결론은 명료하다. 지금 음식 여행 시장에서는 돈을 벌 수 있다는 것. 그러니까 사람들을 먹고 마시고 여행하도록 하자는 것.
보통 여행자는 경비의 25퍼센트를 먹고 마시는 데 쓴다. 미국의 만달라 리서치(Mandala Research)의 조사에 따르면, 약 1억7,000만 명에 달하는 미국인 전체 여행자 중 무려 77퍼센트가 미식 경험을 중요하게 여긴다고 한다. 특별한 자리에서 미식을 맛보고, 쿠킹 클래스에 참가하고, 푸드 페스티벌을 즐기는 여행자 말이다. 이렇듯 오늘날 음식을 여행에서 빼놓기란 불가능해졌다.
미식 경험을 어떻게 제안하는지도 중요하다. 음식 여행은 지역의 문화와 역사와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다. 특히 젊은 여행자일수록 ‘로컬’ 음식의 뿌리까지 캐내려는 성향이 강하다. 음식의 맛은 기본이요, 그 음식이 어떤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고, 식자재는 어디에서 어떻게 생산했고, 이웃나라의 비슷한 음식과는 어떤 차별성이 있는지도 따진다. 말하자면, 오늘날 먹거리로 여행자의 관심을 끌기 위해서는 음식의 철학도 풍부해야 하는 것. 무심코 SNS 계정에 올리는 음식 사진에 어떤 생각과 이야기가 담겨 있는지 고민해야 할 때다.

INTANGIBLE CULTURAL ASSET
유엔(UN)은 음식을 ‘무형의 문화 자산’이라고 말한다. 즉 음식은 미술, 음악, 문학처럼 하나의 문화이자 특정한 지역의 정체성을 함축하고 있다.
$200,000,000,000
2012년 미국 여행 산업에서 음식 분야가 차지한 규모는 약 2,000억 달러(한화 약 22조 원). 여행 산업 전체 매출의 4분의 1이다.
73.8%
미국 플로리다 대학에서 소셜 미디어가 음식과 여행에 주는 영향을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73.8퍼센트가 휴가지를 결정한 후 현지의 먹거리와 레스토랑을 찾고, 54.1퍼센트가 음식 사진이 새로운 장소에 가보도록 동기를 부여한다고 한다.

푸드 투어리즘의 좋은 예
The Stop’s Night Market, Toronto 캐나다 토론토의 더 스톱스 나이트 마켓
매년 6월 토론토에서 열리는 더 스톱스 나이트 마켓은 야시장 콘셉트의 음식 자선 축제다. 길거리 음식과 문화 예술이 어우러진 이틀 동안 현지 셰프들은 개성 넘치는 푸드 카트에서 솜씨를 뽐낸다. 2012년 시작됐는데, 행사 티켓은 늘 매진이고 자선 모금도 대성공이다. 올해는 60여 레스토랑이 현지 디자이너가 만든 35종류의 푸드 카트와 함께 축제를 이끌었다. nightmarket.thestop.org

Restaurant Australia 레스토랑 호주 캠페인
2014년 5월부터 호주정부관광청은 ‘레스토랑 호주’ 캠페인을 전 세계에서 펼쳤다. 와인과 다채로운 식자재를 무기로 확고한 미식 여행지의 반열에 오르겠다는 계획이었다. 올해 6월 현재 인스타그램에서 해시태그 #restaurantaustralia를 입력하면 약 4만5,000개의 게시물을 볼 수 있다. 결과적으로 호주는 프랑스와 이탈리아에 이어 최고의 음식 여행지로 자리 잡았다.
Chinese Food Traveler 중국 음식 여행자
중국인 여행자가 쇼핑에만 몰두한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전 세계에서 음식 여행에 가장 열광하는 사람들도 중국인이다. 그들의 막대한 영향력 덕분에 음식 여행업계의 영업 방식이 조금씩 변하고 있다. 일례로 뉴욕의 호텔 플라자 아테네(Hotel Plaza Athénée)와 로스앤젤레스의 쉐라톤 게이트웨이(Sheraton Gateway) 같은 곳은 중국식 메뉴를 항상 구비해 호응을 얻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