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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PA AND PLAY

 

아무리 얌전한 아빠들도 자녀들과 함께 놀다보면 상대가 아들이든, 또는 딸이든 상관없이 과격해지기 일쑤다. 하지만 이것은 어디까지나 아빠만의 방식이지 자녀들은 아빠의 행동이 왜 그런지에 대해서는 알 수 없다.
어쩌면 함께 놀아주기 때문에 질문을 던지지 않는 것일지도 모른다. 자녀와의 놀이에 있어서 아들과 딸, 어느 쪽이든 방식이 일관되게 같아서는 안 된다. 이제 자녀들이 어떤 놀이들을 좋아할 지에 대해 연구해 보자

글 양혜인 기자 yhi@

아이들은 항상 새로운 놀이만 추구하지 않는다. 깜짝 놀래는 식의 돌발적인 놀이를 좋아하는 아이도 있고, 뭔가 꼼지락거리며 작은 움직임만으로도 놀이를 함께 하는 것을 좋아하는 아이도 있다.
어떤 놀이를 하더라도 아이가 충분히 관심을 가지고 있는가, 그리고 호기심을 보이는 지에 대해 관찰할 필요도 있다. 다만 어떤 놀이든 교육과 결부시키려 하는 것은 오히려 “하기 싫어”소리만 듣게 된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아이들은 어떤 놀이든 재미있어야 한다. 달콤한 과자는 당연히 달콤해야 하고, 소금은 당연히 짜야 하듯이 아이들의 놀이는 당연히 재미있어야 한다.

 

전투력 상승, 베개싸움
아마도 30-40대 아빠들은 누구나 한 번씩 해 보았을 베개싸움. 이 놀이는 아들과 딸 구분 없이 아이들이 좋아하는 놀이 중 하나이다. 특별한 소품도 필요 없다. 그냥 장롱에서 베개 4개와 두꺼운 이불만 꺼내면 된다. 방법은 간단하다.
두꺼운 이불은 바닥에 깔아 아이가 넘어졌을 때 다치는 것을 방지해 준다. 그리고 베개 속을 넣는 홈에 손을 넣고 권투처럼 맞짱을 뜨면 된다. 아이들은 미디어를 통해 본 권투자세를 취하며 아빠에게 사정없이 휘두를 것이다.
아이는 자신이 굉장히 세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거침없이 들어온다. 언제나 그렇듯 아이와 놀 때는 리액션이 가장 중요하다. 아이에게 어퍼컷을 맞았을 때는 그냥 ‘윽’하고 쓰러지지 말고 마치 진짜 맞은 것처럼 팔을 높이 들면서 액션을 크게 하고 ‘으악’하고 뒤로 쓰러지면 된다.
그럼 아이는 신이 나서 전투력이 상승되고 만족감에 빠져든다. 영화에서 주인공이 항상 마지막에 이기지만 아이와 놀 때는 항상 주인공인 아이가 패하는 게 일상적이다. 아빠의 전투력이 자제가 안 되서 아이를 궁지로 몰면 반드시 아이는 눈물을 보인다. 그럼 게임 끝이다.
하지만 울리지 말고 아이에게 잽을 몇 번 날려주면 아이는 맞으면서도 좋다고 웃는다. 그러다보면 레슬링으로 변하고 20분 정도 하다보면 아빠가 지쳐 쓰러졌을 때 “항복, 여기까지”라고 말하면 아이는 승리자만이 느끼는 희열을 느끼며 다음을 기약한다. 바로 해피엔딩이다.
(이하 생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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